포멜로빈이 추구하는 한국적인 커피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토대가 되는 한국인의 미감(味感)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식재료의 선호도를 넘어, 오랜 시간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형성된 맛을 느끼고 평가하는 고유한 감각 체계를 의미합니다. 포멜로빈은 이 미감의 핵심을 농밀과 조화로 정의하고, 이를 커피에 투영하여 한국적인 커피를 완성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농밀한 국물, 소위 말하는 진국은 포멜로빈이 구현하고자 하는 한국적인 커피의 질감을 표현하는데 가장 주요한 영감을 준 대상이다. Courtesy of kocis.
; 국물 문화와 진국으로부터 비롯된 질감.
한국 식문화의 중심에는 국물이 자리합니다. 한국인은 숟가락을 사용하여 국물을 음미하며, 단순히 진한 맛을 넘어선 깊이를 평가합니다.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재료의 성분이 충분히 우러난 이상적인 상태를 진국(眞-)이라 칭하며 가치있게 여기는데, 이것이 바로 포멜로빈이 커피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농밀(Nongmil)의 원형입니다. 농밀은 높은 농도감과 더불어 입안을 채우는 풍부한 무게감, 그리고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을 포괄하는 복합적인 감각입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조화로움을 보여주는 비빔밥은 말그대로 한국인의 미감의 조화(調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Courtesy of NY Kitchen
; 색채가 강한 재료들의 어우러짐.
한국 음식 문화는 비빔밥과 쌈으로 대표되는 어우러짐의 미학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는 각기 다른 개성과 풍미를 지닌 재료들이 본연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완성된 전체로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미각적 지혜는 간을 맞춘다는 표현에 집약되어 있으며, 포멜로빈은 커피가 가진 다양한 요소 [ 캐릭터, 산미, 단맛 ]의 균형은 물론, 다른 재료와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하여 조화를 구현합니다. 구체적으로 이런 조화로움은 에스프레소 바탕의 메뉴를 개발하거나,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를 구워 내는 것에 토대가 됩니다.